영화의 새로운 모델, 그 가능성은?

10월 중순 IPTV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IPTV 업계에서는 콘텐츠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와 KTH가IPTV용 영화를 제작해 방영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IPTV용 영화 제작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10월 중순 IPTV 양방향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IPTV 업계가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VOD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는 IPTV가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KT가 IPTV 서비스의 본격화에 대비해 IPTV용 영화 제작에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KT는 자회사이자 제작사인 싸이더스FNH와 협력해 네 편의 IPTV용 영화(스토리 오브 와인, 죽이고 싶은 남자, 저스트 키딩, 오프라인)를 만들어둔 상태다.

KT 미디어본부 미디어콘텐츠 담당 강주연 차장은 “현재 기존의 영화 판권을 수입·방영하는 상황에서 ‘독점’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메가TV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네 편의 영화는 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소재(<스토리 오브 와인>의 와인, <저스트 키
딩>의 록밴드 수퍼키드 등)와 실험적인 시도(<스토리 오브 와인>에서 와인에 따라 스토리를 선택하도록 한 것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한편 KTH가 투자하고 크래커픽처스가 제작 중인 <킹카 vs 퀸카>는 IPTV의 양방향 서비스 특징에 집중한 파일럿 형태의 IPTV용 영화다. 이 작품은 러닝타임 60분 정도로 극장용 영화에 비해 짧지만, 주인공의 미래를 시청자가 선택하고 중간에 배우 차현정의 화보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시청자의 능동성을 살렸다. 크래커픽처스의 서하나 팀장은 “<킹카 vs 퀸카>가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면 좀 더 발전적인 형태의 영화를 시리즈로 만들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극장용 영화에 비해 현격히 저예산(싸이더스FHN가 제작하는 IPTV용 영화의 경우 편당 2억 5,000만 원이 투자됐다)으로 제작되고 TV를 통해 방영된다는 점에서 IPTV용 영화는 케이블 TV용 영화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케이블 TV 영화가 다양한 시도 끝에 섹스 코드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과 달리, IPTV 영화는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현재의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강주연 차장은 “영화사 스폰지 등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신인 감독들이 IPTV용 영화를 통해 데뷔할 수 있지 않겠냐”는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KT나 KTH가 직접 IPTV용 영화 투자 및 제작에 나서면서 영화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PTV 영화가 제작되면서 영화사가 또 다른 활로를 찾을 수도 있지만, 거대 투자사이자 제작사가 저변을 넓히면서 군소 영화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IPTV 영화가 영화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KT가 투자하는 네 편의 IPTV 영화가 11월 15일 메가TV를 통해 개봉하고, KTH의 <킹카 vs 퀸카>가 11월 중에 공개되면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남은경 기자

● 저스트 키딩

STAFF 감독 이무영 촬영 김종윤 음악 슈퍼키드 편집 김창주 미술 이대훈
CAST 허첵, 파자마징고, 좌니킴, 헤비포터, 슈카카



작은 일상, 큰 감동을 만나다
지난 9월 22일 마포구의 한 작은 교회. 아침부터 교회 안에서 유쾌한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피아노에 앉아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을 향해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자 주인공이 단상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는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슈퍼키드의 메인 보컬 허첵이다.

이무영 감독이 <아버지와 마리와 나>에 이어 차기작으로 또 다른 음악 영화를 연출한다. 펑크록 밴드 ‘슈퍼키드’의 탄생 과정과 삶의 모습을 담은 영화 <저스트 키딩>이다. “그들의 공연을 보고 음악의 진정성을 담은 감동적인 영화를 연출해 보고 싶었다”는 이무영 감독의 말처럼 <저스트 키딩>은 한 밴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결성 이후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진솔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그래서 영화 중간에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자료 화면도 삽입되고, 인터뷰도 곁들어진다. 이날 촬영은 허첵이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공연을 하던 중 슈퍼키드의 다른 멤버들이 와서 그의 무대를 지원해 주는 장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대본 그대로 대사를 읊는 허첵의 모습이 감독을 감동(?)시켰던지 이날 촬영은 지체 없이 진행됐다. ‘가요계의 노홍철’이라고 불릴 만큼 시끄럽고 요란한, 그래서 자신들만의 분명한 색깔로 대중과 호흡하는 밴드 슈퍼키드. 그들의 밴드로서의 삶은 오는 11월 15일 메가 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용진 기자



▶ 슈퍼키드 멤버들이 노래에 대해 상의하고 있는 모습. 감독의 OK 사인이 떨어졌지만, 멤버들은 “한 번 더 가겠습니다”라며 열의를 보였다.
▶ 슈퍼키드의 다른 멤버들. 말끔하게 차려입은 그들은 허첵의 공연을 지원하기 위해 교회로 들어오는 장면을 찍고 있다.
▶ 이무영 감독과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허첵(오른쪽). 연기는 처음이지만 전문 연기자만큼 훌륭하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 오프라인

STAFF 감독, 각본 황병국 촬영 강승기 미술 김인남 음악 박기헌 편집 고임표
CAST 현수 연제욱 지혜 김혜나



누명을 벗기 위한 숨 막히는 추격전
촬영 세팅을 마치자 시간은 벌써 밤 10시를 넘어서고 있다. 저녁 내내 충무로 인쇄 골목을 누비며 야외 신 촬영을 준비했지만 갑자기 쏟아진 빗줄기에 촬영 취소. 신속하게 경찰서 세트 촬영을 준비하는 스태프들은 이렇듯 갑작스런 스케줄 조정이 익숙한 표정이다.

국내 최초 IPTV 영화를 선보이는 메가TV IPTV 영화 프로젝트 중 한 편인 <오프라인>은 <나의 결혼 원정
기>로 노총각의 진심 어린 사랑 이야기를 그렸던 황병국 감독의 신작. 우연히 온라인 화상 채팅방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휘말린 자장면 배달부 현수가 누명을 벗기 위해 벌이는 추격전을 그린다. 이날 촬영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잡혀온 현수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장면.

연제욱은 “살기 위해선 진짜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현수의 절박한 상황을 디테일하게 연기한다. 총 13회차, 촬영의 대부분이 밤 장면인 강행군이지만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영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피로를 풀고 있다. 반응에 따라 극장 개봉도 가능한 상황이라 무조건 잘 만들자고 파이팅하는 분위기가 즐겁다. 긴박한 추격전 끝에 현수는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실체는 오는 11월 15일에 메가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 다방 아가씨 지혜 역의 김혜나. 평소에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데다 센 역할을 해보고 싶었던 터라 <오프라인> 촬영이 너무 반갑고 즐겁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 잠깐 틈이 나는 순간에도 콘티를 놓지 않고 연기에 몰입하고 있는 연제욱.
▶ 촬영 동선을 꼼꼼히 체크 중인 황병국 감독과 스태프들의 모습이 진지하다.

● 킹카 vs 퀸카

STAFF 감독 박홍수 각본 한영미 황은희 촬영 정기완 조명 강광원
CAST 원나리 차현정 서현 김강민 차영심 권진영



홍대 최고 퀸카의 선택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Sexy Back’이 번쩍거리는 조명 사이로 출렁인다. 무아지경에 빠진 청춘남녀들이 땀을 흘리며 몸을 흔들어댄다. 홍대 클럽에서 ‘급만남’을 가진 나리(차현정)와 현(김강민)이 서로의 눈빛과 몸을 의식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누가 먼저 들이대느냐. 자신만만한 킹카 퀸카의 탐색전이 계속된다. 어두컴컴한 클럽 안에선 시간을 가늠할 수 없지만 이들이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촬영을 시작한 후로 무려 열 시간 정도가 흐른 상태. “자, 다시 한 번만 갑시다!” 모두 지칠 대로 지쳤지만 열정적인 박홍수 감독의 목소리가 배우와 스태프들이 기운을 내본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 때문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야 겨우 의사소통을 할 수 있지만 촬영은 매우 신속하게 진행된다. 홍대 클럽을 거점 삼아 젊음과 음악을 즐기는 청춘남녀들의 사랑을 그리는 <킹카 vs 퀸카>는 KTH가 투자하고 크래커픽처스가 제작하는 파일럿 형태의 IPTV 영화다.

IPTV의 양방향성을 이용해 ‘이휘재의 인생극장’처럼 주인공 나리의 미래를 시청자가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 영화를 보다가 배우 차현정의 화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시청자가 선택하는 나리의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방영 매체를 조율하고 있으며, 빠르면 11월 중에 만나볼 수 있다.
남은경 기자



▶ 김기덕필름에서 <아름답다> <영화는 영화다> 등에 참여했던 신예 연출가 박홍수 감독.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와 열정적인 몸놀림으로 투혼을 불살랐다.
▶ 킹카에게 들이대는 역할 전문 권진영이 어김없이 김강민에게 몸을 부딪치고 있다.
▶ 홍대 클럽이 유일하게 쉬는 월요일,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배우들은 한없이 몸을 흔들어대야 했다.

Story of Wine l 2008. 10. 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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