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에서 만난 눈먼 사랑
냉정한 호스트와 외로운 재벌딸의 러브스토리 <사랑따윈 필요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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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愛なんていらねぇよ、夏)/TV 드라마/쓰쓰미 유키히코 연출
원래는 이랬는데 “여자의 마음은 말이야, 사랑으로 어떻게든 된다구. 남자의 마음 따위는 돈으로 어떻게든 된다구. 그러니까 나는 돈밖에 믿을 수 없다니까.” 사랑에 냉소적인 남자 레이지(와타베 아쓰로)는 도쿄 가부키초에서 가장 잘나가는 호스트다. 어두운 과거마저도 여자들의 마음을 사고 돈을 얻는 데 사용하는 레이지. 한편 아코(히로스에 료코)는 대부호인 아버지의 죽음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아코는 아버지의 유산 문제 때문에 어려서 헤어진 오빠를 찾아나서는데, 공교롭게도 진짜 오빠는 그만 사고로 죽는다. 레이지는 아코 가족의 사진을 손에 넣고 유산을 갈취하기 위해 아코의 오빠 행세를 하기로 한다. 자신과 너무 다른 레이지를 만난 아코는 그와 사랑에 빠지고, 친오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뻐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오래 마음을 닫았던 레이지도 아코에게 기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쉽게 이루어질 리 없다. <사랑따윈 필요없어>의 연출진은 미해결 사건을 푸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그려 큰 성공을 거두었던 <케이조쿠> 팀으로, 프로듀서 우에다 히로키와 연출자 쓰쓰미 유키히코이다. <케이조쿠>에서도 와타베 아쓰로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바 있다.
영화는 이렇게 10회에 걸쳐 방송된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각색 과정에서는 두 남녀주인공을 중심축으로 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고 있다.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시월애> 조감독이었던 이철하 감독의 감독 데뷔작으로, 현재 프로덕션 준비 중이다.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은 2002년 7월부터 <TBS>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로, 호스트 레이지와 대부호의 눈먼 딸 아코의 사랑 이야기다. 설정만으로는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느슨해질 틈을 주지 않는 대본과 와타베 아쓰로와 히로스에 료코의 탄탄한 연기에 힘입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사랑 따윈 필요없어’라는 말은 어릴 때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고 가부키초에서 여자들에게 사랑을 팔며 사는 1등 호스트 레이지와 주변이 온통 적으로 둘러싸인 데다 떠나버린 엄마와 앞이 안 보이는 자신을 난처해했던 아빠 때문에, 그리고 장애로 인해 삐뚤어진 아코의 소외감을 드러내는 한마디다.
제작 싸이더스FNH 감독 이철하 개봉 현재 캐스팅 작업 중. 3월 크랭크인 예정
너는 뺏고 나는 주고
두 여자친구의 애증의 성장기 <어깨 너머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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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어깨너머의 연인>(肩ごしの戀人)/소설/유이카와 게이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루리코는 참느라 앓느니 뺏고야 만다는 신념의 소유자. 그녀에게 결혼은 ‘약탈 전쟁’에서 승리한 뒤 치르는 자축 의식이다. 소꿉친구인 모에의 남자친구를 가로채서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리면서도 그녀는 당당하다. 반면, 모에는 남자, 명품, 스캔들 외에 관심이 없는 시샘과 질투로 가득한 루리코를 속물이라고 여긴다. 섹스는 그저 “상대의 몸을 이용한 마스터베이션일 뿐”이라고 여기는 모에는 루리코와 정반대다. “마음에 들 것 같은 무엇을 발견했을 때는 반드시 트집을 잡고야 마는” 모에에게 결혼은 그저 공인된 섹스 파트너를 확보하는 불편한 허례일 따름이다. 126회 나오키문학상 수상작인 <어깨너머의 연인>은 타인을 점함으로써 자신을 확인하는 루리코와 타인을 배제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는 모에가 함께 쓰는 뒤늦은 성장기다. 과연 그녀(들)는 자신(들)으로 가닿는 내밀한 통로를 찾았을까.
영화는 이렇게 <어깨 너머 연인>은 투자사인 일본의 아뮤즈픽처스에서 직접 제작하려던 프로젝트였다. 일본 내에서 마땅한 감독을 찾지 못한 아뮤즈쪽에서 마침 <…ing>를 눈여겨봤고, 이언희 감독에게 연출 제의를 했다고. “루리코와 모에는 같이 있으면 서로 짜증을 내지만 결국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직접 느낀 적도 많았고, 그래서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 이언희 감독은 연출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제작환경이 익숙한 국내 영화사를 물색했고, 결국 일본쪽과 교류가 활발한 싸이더스FNH에 둥지를 틀었다. 아뮤즈는 투자사로 <어깨 너머 연인>에 참여한다. 각색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인 차이를 감안해서 원작의 몇몇 설정들을 고쳤고(모에와 루리코의 신념을 뒤흔드는 어린 가출소년 다카시와 멋진 게이 료는 사라졌다. 모에의 직업은 사진작가, 루리코는 전업주부로 바뀌었다 등), 원작이 출간된 시점(1998)을 고려해서 현 시대에 맞는 설정들을 집어넣었다고.
제작 싸이더스FNH 감독 이언희 개봉 캐스팅 중. 3월 말 촬영 시작
너무 많이 고지식한 사나이
강직한 순경 정도만의 인질극 코미디 <바르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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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노는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遊びの時間は終わらない)/영화/감독 하기니와 사다아키
원래는 이랬는데 강직한 순경 히라타는 경찰서장의 자동차도 붙잡아 딱지를 떼는 사람이다. 경찰학교에 다닐 때부터 고지식하기로 유명했던 그는 주위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채 법을 수호하고자 할 뿐이다. 형사과로 발령받아 소원을 이루는가 했던 히라타는 실마리를 찾지 못한 은행강도 사건의 본보기로 형사과 자체 감원 대상이 되고 만다. 그러나 경찰이 연이은 은행강도 사건을 막기 위해 모의훈련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히라타는 다시 할 일을 찾는다. 평소처럼 고지식하게 은행강도 관련 책과 비디오를 공부해 강도 역을 맡은 히라타. 그는 모의훈련 도중 경찰 역을 맡은 엘리트 경위를 제압하고, 은행직원과 고객들을 인질 삼아 인질극을 벌인다. 오직 훈련에 충실할 뿐인 정도만은 자신을 체포해야 인질극이 끝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와중에 사건을 진짜 인질극으로 착각한 지역 방송국 기자까지 은행으로 달려온다.
영화는 이렇게 <으랏차차 스모부> <쌍생아>의 모토키 마사히로가 출연한 <노는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는 몇년 동안 장진 감독의 신작으로 알려졌던 프로젝트다. 그러나 이 영화의 리메이크는 몇년 동안 연기되었고, 판권 연장 계약을 체결해 <박수칠 때 떠나라>의 조감독이었던 라희찬 감독에게 넘어갔다. 라희찬 감독은 1991년작인 <노는 시간은…>에 먼저 한국적인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다. “코미디는 정서의 차이가 다른 장르의 영화보다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라희찬 감독이 원작에서 끌렸던 요소는 드라마보다는 캐릭터. 상관의 비위를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바른생활 사나이 정도만은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모의훈련에 혼자 열심히 참가하여 경찰의 치부를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라희찬 감독은 이 남자를 중심으로 한국에서만 빚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를 첨가할 예정이다. “아직 나만의 색이 무엇인지 보여준 적이 없지만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나만의 색채를 접목하고 싶다”는 것이 데뷔를 앞둔 라희찬 감독의 심정이다.
제작 필름있수다 감독 라희찬 개봉 2006년 6~7월 크랭크인 예정
게이 남편과 알콜중독 아내의 신혼일기
에쿠니 가오리 원작의 멜로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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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반짝반짝 빛나는>(きちきちひかゐ)/소설/에쿠니 가오리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남자가 말한다. “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 여자가 답한다. “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무츠키와 쇼코는 신혼부부지만,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달콤한 관계는 아니다. 게이인 무츠키는 쇼코와 결혼을 한 뒤에도 남자친구 곤을 만나고, 알코올 중독자인 쇼코는 당연하다는 듯 용인한다. 부모의 뜻에 따라 선을 본 끝에 ‘겨우겨우’ 한집에 살게 된 두 사람은 남들은 이해 못할 이 결혼이야말로 서로에 대한 최상의 배려라고 믿고 싶어한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두 사람의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결국 쇼코의 조울증은 무츠키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해지고, 그녀의 외로움을 메우기 위해 택한 무츠키의 처방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온다. 홀로 반짝반짝 빛날 수 없음을, ‘별’은 알고 있다고 일러주는 짧은 소설. 1990년대 초 일본에서 게이 붐이 불었을 때 출간되어 대중적인 반응을 끌어냈고, 1998년에는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무츠키를 위해 쇼코가 내민 파격적인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인지는 국내에도 꽤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는 이렇게 김무령 프로듀서가 판권을 구입했던 2002년만 하더라도 국내에 일본 소설 열풍이 불기 전이었다. “게이 남자와 조울증 알코올 중독자의 특이한 이야기를 쿨하게 풀어간 것이 신선했다”는 김 프로듀서는 “원작이 캐릭터는 독특한데 드라마가 별로 없어서 영화적 설정으로 풀어내기 위해 적지 않은 공력과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말한다. 초고를 썼던 김지혜 작가가 원작의 매력들을 발라냈고, 이후 시나리오 수정을 맡은 이해영, 이해준 감독(<천하장사 마돈나>)이 “밝힐 수 없는” 아이디어를 덧붙여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게이영화로 풀고 싶지 않다.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만들어 관객이 공감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는 김 프로듀서는 “에쿠니 가오리의 팬들이 실망하지 않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라며 덧붙인다. <살인의 추억> 연출부 출신인 이용주 감독은 원작 각색 과정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데다 멜로적 감성이 풍부해서 결국 데뷔 준비 중이던 자작 시나리오 <건축학 개론>을 미뤄두고 메가폰을 들게 됐다는게 제작진의 귀띔.
제작 싸이더스FNH, 영화사 반짝반짝 감독 이용주 개봉 캐스팅 중. 여름 촬영 시작 예정
내게는 너무 과분한 당신
60년대 충무로 쇼비즈니스와 사랑을 다룬 드라마 <당신의 가방모찌>(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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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가마타 행진곡>(蒲田行進曲)/연극, 영화/쓰카 고헤이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쓰카 고헤이의 희곡으로 일본에서 1980년 초연됐고, 후카사쿠 긴지가 1982년 영화로 만들었다. 연극무대의 특징을 의식적으로 옮긴 연출과 촬영소의 애환을 코믹하게 형상화한 에피소드들로 일본 아카데미상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액션 스타로 군림해온 긴시로는 자신의 위세를 위협하며 인기를 얻어가는 젊은 배우의 출현에 긴장해 자기 아이를 가진 여배우 고나츠를 떼어내기로 작정한다. 긴시로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지망생으로 그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야스에게 고나츠를 무작정 떠넘긴다. 고나츠는 헌신적인 야스를 무시하지만 야스는 그녀를 위해 위험한 스턴트 역을 맡으면서 결혼과 출산비용을 번다. 야스의 한결같은 모습에 고나츠는 점차 마음이 끌리는데, 그가 긴시로의 명성을 위해 영화 <신센조>의 절정부에서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위험한 역을 대신 맡기로 하면서 세 사람 사이의 갈등이 고조된다.
영화는 이렇게 김지운 감독이 영화 데뷔 전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선보였던 <가마타 행진곡>은 여전히 연극과 연을 맺고 있다. 연극배우 유연수가 시나리오로 각색 중이고, 배우이자 연극연출가로 활약해온 박광정이 감독을 맡았다. 후카사쿠 긴지 감독은 예전에 활동하던 도에이의 교토 촬영소에서 영화를 찍으며 실제 촬영장의 분위기를 맘껏 쏟아놓았다. 유연수 작가는 이를 60년대 충무로로 바꿔 그때의 에피소드들로 재구성하고 있다. 박광정 감독은 “배우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별 볼일 없는 사람이 결코 넘볼 수 없었던 여자와 맺어지는 구도인데, 그것보다는 좀더 다른 방향의 결론이 나올 것 같다”며 “뭔가를 이루고 싶어하는 이의 처절한 인생 전투기가 될 듯싶고, 쇼비즈니스와 배우의 이야기들을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장점을 살리려 한다”고 말했다.
제작 싸이더스FNH 감독 박광정 개봉 현재 캐스팅 중. 2006년 가을 크랭크인 예정
미녀도 비밀은 있다
성형미인의 좌충우돌 인생역정 그린 코미디 <미녀는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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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미녀는 괴로워>/만화/서울문화사 펴냄/ 스즈키 유미코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누가 보더라도 눈부신 쭉쭉빵빵 미인 칸나즈키 칸나에겐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칸나즈키는 뚱뚱한 몸매와 못생긴 얼굴의 소유자였지만 수백만엔짜리 전신성형을 통해 남들이 알아보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소유하게 된 것. 졸지에 미인이 된 그는 ‘뚱녀’ 시절에 비해 180도 바뀐 주위 사람들, 특히 남성들의 대접을 실감한다. 단지 외모가 비호감이라는 이유만으로 칸나즈키를 괄시하던 사람들은 칸나즈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를 보내며 그녀를 떠받든다. 사실, 칸나즈키가 전신성형을 감행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흠모해왔으나, 뚱녀 시절엔 감히 꿈도 꾸지 못했던 꽃미남 코스케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는 코스케 앞에 나타나 자신의 외모를 뽐내지만, 코스케는 칸나즈키가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뚱녀 시절의 마음씨에 끌린다.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칸나즈키는 ‘사과하지 않고, 돈 내지 않으며, 줄 서지 않고, 걷지 않는’, 한마디로 싸가지 없는 미인의 행실을 따라하기 위해 애쓴다.
영화는 이렇게 <오! 브라더스>의 김용화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버전 <미녀는 괴로워>는 기본적인 설정만을 만화에서 취할 뿐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미녀는 괴로워>는 김용화 감독이 우연히 만난 한 여자 가수지망생의 절절한 사연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그녀는 가창력은 뛰어나지만, 단지 외모 때문에 좌절했던 것. 결국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 한나(김아중)는 뚱뚱한 외모의 가수지망생으로, 남자주인공 상준(주진모)은 명성 높은 음반프로듀서이자 그녀의 매니저로 등장한다. 또 김용화 감독은 성형수술 받은 여성들과의 1년여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발견한 한국사회에서 성형의 의미를 영화 속에 녹여낼 생각이다. 김용화 감독은 “내가 지금보다 높은 지위의 뭔가가 되기 위해 과거의 나를 포기했다면 과연 행복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질 계획”이라고 밝힌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장르적으로는 코미디지만,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제작진은 한나의 뚱뚱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할리우드 특수분장팀을 투입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제작 제네시스픽쳐스, KM컬쳐 감독 김용화 개봉 4∼5월 촬영 시작, 12월∼2007년 1월 개봉예정
지친 아버지들에게 보내는 응원가
한국 아버지 버전 <싸움의 기술>인 <플라이, 대디, 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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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플라이, 대디, 플라이>(Fly, Daddy, Fly)/소설, 영화/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소설 <GO> <레벌루션 NO.3> 등으로 알려진 재일동포 3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가 시나리오로 먼저 쓴 뒤 소설로 발표한 작품이다. ‘이 세상 모든 지친 아버지들에게 보내는 응원가’이지만 <GO>에서 그랬듯 재일동포가 느끼는 깊은 소외의식과 벽이 작품 속에 기둥처럼 버티고 있다. 스즈키 하지메는 47살의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어느 날 자신의 유일한 꿈이자 행복인 딸 하루카가 잘나가는 고교 복싱 챔피언에게 형편없이 구타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다. 희롱에 복종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스즈키는 남학생 일당이 돈과 명성을 앞세워 사건을 무마하려는 것에 분노하지만, 완력조차 지니지 못한 평범한 그는 초라하게 물러서고 만다. 하루카가 아빠에 대한 실망과 사건의 충격으로 바깥세상과 단절하자, 회한의 분노에 휩싸인 스즈키는 인생과 주먹에 통달한 재일동포 고교생 박순신을 만나 스승으로 모시게 된다. 이들은 문제의 고교 챔피언과 대결하기 위해 40일간의 파이터 특훈에 들어간다.
영화는 이렇게 일본영화는 아이들 스타 오카다 준이치에게 재일동포 고교생 박순신 역을 맡겨 지난해 7월 일본에서 개봉했다. 최종태 감독과 다인필름의 고규섭 대표는 일본에서 영화화하기 전 일찌감치 판권 섭외에 들어갔으나, 원작가가 일본 내 영화화 문제가 먼저 풀려야 가능하다는 조건을 내미는 바람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최종태 감독은 “내가 동의한 것은 영화의 리메이크가 아닌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어서, 일본영화에서 차이점을 발견한다기보다는 원작 소설을 한국의 정서에 맞도록 방향을 잡았다”며 “이 영화는 내 나이대의 이야기로, 딸을 가진 아빠로서 스즈키에게 공통분모를 가진다. 한국사회에서 가장이자 아버지가 갖는 의미를 유쾌한 감동의 드라마로 풀고 싶다”고 말했다.
제작 아이엠픽쳐스, 다인필름 감독 최종태 출연 이문식, 이준기 개봉 2월19일 크랭크인, 7월 개봉
시위장에서 꽃핀 적과의 사랑
한국형 ‘로미오와 줄리엣’ 드라마 <비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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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비룡전>(飛龍傳)/연극 <초급혁명강좌 비룡전>/쓰카 고헤이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가쯔라기는 탁월한 리더십과 준수한 외모를 가진 전공투의 핵심인물이다. 재벌가의 무남독녀 간바야시 미찌코도 그러한 가쯔라기에 반해 그를 짝사랑한다. 가쯔라기는 이러한 간바야시를 데모대의 선두에 내세우고 학생들은 폭발적인 호응을 보인다. 간바야시는 40만 전공투의 워원장으로 부상하며 내적으로도 성장한다. 애초 의도와 달리 간바야시가 자신과 멀어지는 것을 느낀 가쯔라기는 장래를 위해 학생운동을 그만두고 그녀와 결혼하려 한다. 한 동료가 그것을 눈치채고 가쯔라기는 전공투에서 제명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를 철회하기 위해 기동대에 접근하여 정보를 빼내려는 간바야시. 상대는 경시청 제4기동대의 ‘도깨비 대장’으로 악명 높은 야마자키 잇페이다. 한편 간바야시의 의도를 모르는 순수한 남자 야마자키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하고, 연일 계속되는 시위 진압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수차 그녀를 구해낸다. 간바야시도 점차 이러한 야마자키의 호의에 마음이 기운다. 전공투 지도부는 간바야시에게 야마자키와 동거할 것을 요구하고 두 사람의 사랑은 깊어간다. 두 사람은 결전을 하루 앞두고 사랑을 고백하고 각자의 진영으로 쓸쓸히 돌아선다. 그리고 전국에서 580만명이 궐기하고, 도쿄에서만 15만명의 데모대가 운집한 국회 대회전이 그들의 운명 앞을 가로막는다.
영화는 이렇게 연극 <초급혁명강좌 비룡전>은 일본 학생운동이 정점에 치달았던 1973년에 초연됐고 당시에는 연출가, 배우, 관객이 공히 학생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데모대와 기동타격대의 충돌로 사망한 실존인물인 도쿄대 재학생 간다 미치코를 여주인공의 모델로 삼았기에 반향은 더욱 컸다. 1990년 이후 다섯명의 여자 톱스타들을 차례로 기용하며 공연된 <비룡전>은 일본 연극계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한다. 1998년에 이 작품을 신주쿠 양산박 극단의 재일동포 연출가 김수진이 연출하여 요미우리 연극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히로스에 료코가 간바야시 미찌코 역으로 발탁됐고 공연 도중 임신 사실을 발표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화 <비룡전>은 이마무라 쇼헤이 영화학교 출신으로 150편의 CF 경력을 쌓은 김성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 감독은 원작을 1980년대 국내 학생운동 상황에 접목하여 각색한 다음, 한국형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풀어낼 생각이다.
제작 다인필름 감독 김성환 개봉 가을 촬영, 2007년 초 개봉예정
야쿠자 호텔의 기묘한 동거인들
아사다 지로 원작의 드라마 <프리즌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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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프리즌 호텔>(PRISON HOTEL)/소설/우리문학사 펴냄/아사다 지로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주인공 기토 코노스케는 아버지의 기일에 찾아온 삼촌의 방문이 마땅치 않다. 삼촌 나카조가 거대 야쿠자 두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코노스케 역시 야쿠자들의 세계를 소재로 소설을 써 유명세를 얻은 작가다. 나카조 삼촌은 자신이 경영하는 호텔을 세웠다며, 코노스케를 초대하고, 그는 충동적으로 애인 기요코와 함께 그곳을 찾는다. 호텔의 종업원들 대다수가 야쿠자인 ‘쿠유모토 수국 호텔’. 사람들은 그곳을 ‘프리즌 호텔’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에 각계 각층의 인간 군상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2박3일간의 이야기를 만든다. 같은 유명 호텔에서 일하다 우연한 사고로 쫓겨나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 지배인 하나자와 카즈마와 요리사 핫도리 셰프. 사업이 파산하여 동반 자살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온 오다지마 등등. <철도원> <파이란>으로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 아사다 지로의 작품이다.
영화는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 공간에서 펼쳐진다는 것이 매력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전작 <귀여워>의 연장선이 될 것 같다”고 김수현 감독은 말한다. “주인공인 소설가의 내면 흐름을 좇을 것이고, 한두명의 인물들이 더 추가되고 적당한 멜로가 가미된다. 큰 사건보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상처와 사연들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이다. 반면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 인물들을 둘러싼 공기의 느낌이다. “근거없는 낙관이나 비전을 무작정 던져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영화는 소설의 시리즈 네편 중 부제가 달려 있지 않은 내용(여름 이야기에 해당)에 기초하고 있다. 원작자 아사다 지로는 호텔에 대해 “조잡하고 포악하고 비상식적이어서,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무시무시한 장소”, 그러나 “메이저 세계의 논리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고뇌가 마이너 세계의 에너지에 의해 간단히 계몽되고 해결되는 세계”라고 설명하는데, 전작 <귀여워>에 등장한 공간과 연계되는 점이 많다.
제작 튜브픽쳐스 감독 김수현 개봉 캐스팅 중 여름 크랭크인 예정
정말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
1997년도 일본 호러소설 대상작이 원작인 <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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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검은 집>(黑い家)/소설/창해 펴냄/기시 유스케 지음
원래는 이랬는데 <검은 집>은 생명보험 회사 교토 지사에서 사망보험금 사정(査定) 업무를 맡고 있는 보험조사원 와카쓰키 신지를 주인공으로 한다. 어느 날 와카쓰키는 한 고객으로부터 집으로 찾아와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그 집 안에서 와카쓰키는 목매달아 죽은 고객 아들의 시체를 발견하고 어릴 적 형의 자살사건을 떠올린다.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이라고 판단한 와카쓰키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보험금 지급을 미루지만, 고객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신지를 찾아와 보험금을 요구한다. 1997년 제4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한 소설 <검은 집>은 발표 당시 일본사회에 충격을 던진 일련의 사이코패스(겉보기는 멀쩡한 이상성격자) 범죄와 맞물려 큰 파장을 일으켰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와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작품은 정말 무서운 것은 유령이나 귀신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영화는 이렇게 김성호 감독이 각색하고 신인 신태라 감독이 연출하는 한국판 <검은 집>은 일단 원작의 맛을 최대한 충실하게 살린다는 기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스릴러, 호러 장르영화의 컨벤션을 활용하면서 공포감을 증폭시키는 가운데 한국적 맛을 부여한다는 생각. 보험조사원이 한 소년의 의문스러운 사망사건을 파헤치면서 일상 속 사이코패스와 맞닥뜨린다는 원작의 기본 골조를 수용하면서 디테일은 한국적인 상황으로 바꾼다는 계획. 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팀장은 “고도의 개인주의가 발달한 일본과 한국의 상황이 달라 원작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유영철 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 한국에서도 사이코패스 범죄와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추세라 공감대는 형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신태라 감독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화 <검은 집>이 다소 차가운 느낌을 줬다면 영화는 인간성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따뜻함을 부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간관계의 그늘을 파헤쳐온 앨프리드 히치콕 영화를 보면서 시나리오를 마무리짓고 있다.
제작 CJ엔터테인먼트 감독 신태라 개봉 5∼6월 촬영 시작, 하반기 개봉예정
출처 씨네21
글 : 이영진
글 : 김현정 (객원기자)
글 : 이다혜 (자유기고가)
글 : 이성욱
글 : 정한석
글 : 김수경
글 : 문석